고등학교 때 미술학원에서 소묘를 접한 뒤 연필의 매력도 알게 되었지만 연필로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생겼어요 그래서 그 뒤로 그림을 그리게 되면 연필 대신 색으로 눈을 현혹시킬 수 있는 재료들을 사용해 왔던 거 같아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수십 년이 흐르고 난 뒤 다시 그림을 그려야겠다 마음먹고 나서 제일 먼저 생각나는 재료가 연필이더라고요 완성되지 않은 사랑이 잊히지 않는 것과 같은 논리인지는 모르겠지만- - 무언가 해소되지 않은 마음이 남아 있는 건가 -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
다시 그림을 시작한다면 연필로 하고 싶다
두려워하는 것을 극복까지는 아니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을 키워나가야겠다는 생각을 종종 해요 내 생활에 내가 컨트롤 안 되는 상황은 안 만들고 싶어요 (나이가 들어서일까요? - -) 그래서 제가 애정하는 그림 그리는 것에서도 그것을 적용하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던 거 같아요 나도 모르게 - 애정하는 그림 그리기를 꾸준히 하기로 결심했다면 나의 마음의 두려움의 요소부터 해결하는 걸로 -
지금 저는 내 스타일 대로 연필을 자연스럽게 다뤄내기만 해도 성공이라는 생각을 갖고 시도하는 중이에요 나의 손 속도에 내 마음을 맞춘다고 생각하니 의외로 연필이라는 재료의 매력도 보이고 별거 아니었는데 그때는 왜 그렇게 경직되어 불안했을까 싶기도 하고 과거도 되짚어보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피식 웃음이 났어요 일상에서 문득문득 올라오는 다양한 두려움들이 어쩌면 별거 아닐 수도 있겠다 내 마음이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어 있으니 당황해서 더 그렇게 느낀 걸 수도 있겠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지금 내가 너무 기특하다 그런 흐뭇한 웃음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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